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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관절 연골과 닮은 듯 안 닮은 듯, 반월상 연골판 20.05.28 17:5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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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연골이 파열되어서 수술해야 한다고 하는데 꼭 해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종종 이렇게 질문하는 환자분들을 만나게 된다. 십중팔구 이런 말씀을 하시는 환자는 관절 연골이 아니고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형외과 의사들은 관절 연골이 손상되었을 때 '파열'이란 단어를 잘 쓰지 않는데, 그 이유는 관절 연골은 찢어지는 것이 아니고 떨어져 나가거나 닳기 때문에 찢어짐을 의미하는 '파열'이란 단어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최근 명칭의 혼돈이 있으나 예전에는 반월상연골로 불렸고 많은 환자들이 관절 연골과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 연골과 맞닿아 있지만 해부학적으로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다. 관절 연골은 뼈의 끝부분을 덮는 매끄러운 조직으로 일차적인 기능은 마찰이 없이 관절을 굽히거나 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관절 연골이 없이 관절을 움직이려면 뼈가 긁혀 매우 아프고 잘 움직이지도 않을 것이다. 쿠션의 역할도 있지만 이는 다음에 얘기할 반월상 연골판이 주로 담당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 가운데에,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무릎 관절연골 사이에 끼어있는 초승달 모양의 구조물이다. 관절 연골보다 좀 더 말랑하고 탄력성이 있다. 그래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이 크다. 관절을 미끄럽게 해주는 윤활작용, 인대를 도와 무릎이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는 관절의 안정 작용도 있지만 주된 작용은 충격을 흡수하는 것이다.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면,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도 소실되어 인접한 관절 연골이 손상되고,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과 관절 연골이 유사점 중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자면, 치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두 구조물 모두에서 혈관과 신경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혈관이 없으면 다쳐도 피가 안 난다. 이는 우리 몸에서 치유에 필요한 세포와 성장인자들이 다친 부분으로 갈 수 없다는 뜻이고 망가진 조직이 복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관절 연골은 거의 100% 복구되지 않고 (그래서 '퇴행성 관절염은 낫지 않는다'라고 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부분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 전체 넓이의 2/3 범위에서는 치유되지 않지만 1/3 범위에서는 치유가 가능하다. 불행히도 치유가 되지 않는 2/3 부분의 파열이 빈도로 따지면 훨씬 더 쉽고 흔하게 일어난다. 치유가 되지 않는 부분의 파열은 진행하여 더 크고 복잡한 파열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의 선택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야 한다. 만약 봉합이 가능한 부분이고 파열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봉합이 우선이다. 봉합이 가능하지 않은 부분이라면 절제술을 시행한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므로 '관절경적 반월상 연골판 부분 절제술'이라고 한다. 봉합이 성공적으로 되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파열과 수술의 후유증도 최소화될 수 있지만, 절제술은 그만큼 반월상 연골판이 제거가 되고, 무릎에서의 충격 흡수 능력도 떨어지게 되므로 퇴행성 변화가 빨리 진행될 수 있다. 그러나 퇴행성 변화는 파열 그 자체 때문에도 진행한다.
그리고 작은 파열이 큰 파열로 진행되는 속성이 있는 이상, 파열 초기일 때 작은 부분의 절제를 시행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다. 또한 파열된 조각이 걸려 통증이 심하거나 무릎이 굴곡 신전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피하기 어렵다. 통증, 각종 증상, MRI 상 파열의 모양, 환자의 나이, 활동성, 기존의 퇴행성 마모 등을 따져서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술과 비수술을 비교하였을 때 결과 차이가 없다는 권위 있는 논문이 수차례 있었다. 그러나 반월상 연골판 파열의 치료는 논문에서 언급된 단순한 비교를 하기에는 실제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수차례 사용하는 것은 별로 권유되지 않는다.
절제술의 범위가 큰 경우,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 후에도 통증이 많이 남고 퇴행성 변화가 계속 진행할 것이므로 의사는 고민하게 된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고려 사항들을 생각하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젊은 환자에서, 범위가 큰 절제술 후 빠른 시간 내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는 것은 큰 고민거리였다. 나이가 든 환자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이라는 마지막 보루가 있지만 젊고 활동적인 환자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현재는 반월상 연골판 전체를 이식할 수 있는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이 있어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동종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은 말 그대로 타인의 반월상 연골판을 떼내어 이를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다. 이는 이미 조 직은행 등을 통해 채취, 소독되어 사이즈 별로 분류 포장되어 있다. 반월상 연골판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여야 하고 통증 등의 증상이 있어야 한다. 관절 연골과 뼈 등에서 퇴행성 변화의 증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식술은 퇴행성 마모가 이미 많이 진행된 관절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다. 반월상 연골판이 많이 제거된 상태이면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은 되었지만 너무 진행하지 않은 상태, 어렵지만 무릎의 상태와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수술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반월상 연골판의 치료는 처음부터 끝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 원문보기 : http://health.chosun.com/healthyLife/column_view.jsp?idx=9471